꿈과 현실
고등학교 방학식이었다.
애들은 방학을 한다는 사실로 인해 기쁨에 들떠 있었고, 담임 선생님이 종례를 하시는 도중에도 수근거림은 그칠 줄을 몰랐다.
다른 애들한테는 적용되지 않겠지만 — 나는 이민을 갈 것이기 떄문에 이 자리가 한국의 학교 생활의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더 큰 기쁨과 또한 약간의 아쉬운 기분이었다.
덤벙대는 선생님의 종례시간이 끝나고, 수다쟁이 반장의 수다가 끝난 후, 우리는 부푼 기대를 안고 집으로 향했다.
문득 교문을 나선 순간, 나는 나를 누군가가 따라 오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덩치 큰 어떤 애가 나를 놀리듯이 따라오면서 괴롭히는 것이었다. 나는 하지 말라고 그랬지만 그런 내가 재미있는지 덩치 큰 애는 더욱 더 나를 집요하게 쫒아다녔다.
천천히 걸어도 보고, 있는 힘껏 달려도 봤지만 덩치 큰 애는 찰가머리처럼 내 뒤를 졸졸 따라 왔다. 나는 결국 포기하고 집으로 가기 위해 차를 찾았다.
너무 운전에 익숙해진 탓일까. 나는 고등학교 방학식임에도 불구하고 편하게 차를 몰고 등교한 것이었다.
한참을 차를 찾아 헤매던 나는 아무리 찾아도 발견할 수 없자 고개를 갸우뚱거리다가 문득 아침에 주차할 자리가 없어 2시간 제한이 있는 주차 구역에 차를 대었다가 깜빡 잊어버린 채로 한나절을 보낸 것을 기억해냈다.
헉.. 그럼 내 차가 없는 것은, 누가 견인해 갔다는 것이란 말인가!?
그 자리에 우뚝 서서 당황한 나는 머리가 복잡해졌다. 덩치 큰 애도 나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는지 왜 그러느냐고 재차 물어보고 있었다.
나는 내 차가 견인되었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아 있는 힘껏 달려서 학교 주변을 계속 돌아보았지만 차는 발견할 수 없었다. 저만치 뒤에서 덩치 큰 애도 나의 뒤를 허겁지겁 따라 오고 있었다.
내 머리는 거의 패닉상황이 되었다. 결국 나는 내 혼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느끼고 엄마한테 전화를 하기로 했다. 나는 아무 힘이 없는 고등학생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내 머리에 두통이 오는 것 같은 느낌 사이로, 한 가지 묘안이 떠올랐다.
나는 지금 이 상황이 꿈일 뿐이라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따라서 이 골치아픈 상황에서 제일 쉽게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잠에서 깨어나는 것밖에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잠에서 깨어나게 되면, 이 환상을 사라져 버리게 되고, 나는 더 이상 지금의 골치아픈 상황에서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내 머리는 빠르게 계산하기 시작했고, 결국 최선의 방법은 꿈에서 깨어나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나는 깨었다. 7시 30분에 알람을 맞춰놓았었지만, 깨어서 시계를 보니 7시 27분이었다.
——
일어나서 이런 생각을 했다. 현실에서의 골치아픈 일들도 이처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